CGV가 내게 준 것.

지난 1년 반 동안 줄기차게 한 곳을 공략한 결과, 2010년 메가박스 VIP가 되었다.
그래서 해당자들에게만 나눠 주는 쿠폰북을 낼름 받아왔다는 얘기.

사실 난 여러 곳을, 마치 '탐방'하듯 돌아다니고 또 그걸 즐기는 타입이라 평생 가도
좀처럼 저런 걸 받을 일이 없는 인간인데.. 이렇게 쿠폰북 받아온 포스팅이 올라온다는 건,
시장지배자의 막장 행태가 한 사람의 의식구조와 양식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쿠폰북은,
CGV의 얄팍한 술책에 항거하는 나만의 작은 테러이자 소심한 복수의 결정체 되겠음.

그렇지만 딱히 메가박스에 훈훈한 온정과 강력한 포스가 흘러넘쳐 CGV가 망캐 된 건 아니다.
가령, 이 쿠폰북이 포함된 메가박스의 미적지근한 정책 따위가 바로 그걸 증명하는 단적인 예.

작년에 변경되어 올해부터 적용하는 VIP 기간은 해당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변경 전에 비해 무척 직관적이라 잘 모르는 사람도 특별히 날짜 계산을 할 필요가 없고,
별도의 공지를 안 해도 되니 사측이나 이용자측이나 서로에게 여러모로 편하고, 좋다.
문제는 이게 새해가 밝고 1월 1일이 한참이나 지난 시점에서 진행되었다는 것.
상식적으로라면 전년도 12월 초순 즈음에 홍보를 시작해 적어도 31일까지는 완료가 됐어야 옳다.
그래야만 1월 1일부터 정상적으로 VIP 활동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잖은가.
그런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조차 관련 지침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게 말이 되나?
고객의 상담에 답변을 못해 쩔쩔 매는 직원이라니.. 생각만 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VIP 전용 서비스' 같은 세부사항은 오히려 내가 더 잘 아는 정도였으니 뭐 말 다 했지;

(한편으론 '함구령'이 내려진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물론 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다들 알다시피 대형업체일 수록 말 한번 잘못했다가 큰 코 다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발언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운영의 기본이므로.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관련 상담-VIP든 뭐든 간에-이 들어왔을 때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베이스가 깔려있지 않다는 점엔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짜증을 유발하는
[도움을 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따위의 앵무새 전법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ARS의 남녀탐구생활 같은 답변을 들어도 아마 그것보다는 나을 걸? ㅎ
꼭 메가박스가 아니더라도 관련부서의 관계자가 혹시 이 글을 본다면 명심하길.
사람을 기계 취급하면 언젠가 반드시 나 같은 진상한테 된통 당하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뭐 싫은 소린 이쯤 해두고, 쿠폰북에 뭐가 들었는지 그거나 보자.


봉투를 열면 역시 같은 검정색의 카드가 나온다.
종이의 재질도 그렇고,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음각 문구가 고급스럽다.

그걸 펼치면 이렇게 쿠폰이 꽂혀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걸 보니 예전에 구입했다가 얼마 쓰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졸라 비싼 카드지갑이 떠오른다..

쿠폰모음은 각각 3, 2, 2, 총 일곱 장.

첫 번째는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포인트 8천점 교환권 한 장과
영화 한 편 무료인 것은 같으나 생일 해당월에만 적립이 가능한 교환권 한 장,
역시 생일 해당월에만 쓸 수 있는 콤보 무료권 한 장으로 구성돼 있다.

두 번째는 콤보 2천원 할인권 네 장과 팝콘/탄산음료 R사이즈 무료권 각 두 장씩으로 구성.
콤보 할인권은 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니 작은 글씨를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끝으로 세 번째는 팝콘 또는 탄산음료 구매 시 큰 사이즈로 바꿀 수 있는 업그레이드권과
관람료 1천원 할인권 각 다섯 장씩, 총 열 장으로 구성.

나처럼 영화 볼 때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에게 양도를 하는 것도 괜찮다.
단, 문의한 바에 따르면 점마다 '신분증 제시' 같은 규정이 다를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요망.


이 밖의 혜택으로는 'VIP 전용 티켓 발권'과 '특정일 포인트 더블 적립' 등이 있는데..
전용 티켓은 빨간색과 회색으로 이루어진 노말티켓과 달리 보라색이라 꽤 이쁘다.
티켓 수집을 하는 이들은 번갈아 가며 발권을 하는 것에서도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단, VIP 전용 멤버십카드를 필히 소지해야 하고, VIP 전용 창구에서만 가능.
(전 점에서 모두 시행하는 건 아니니 발권 전에 미리 물어봐야 함)

더블 적립은 매월 1/3주차 수요일에만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표현이 상당히 애매해서 오독하기 쉽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1/3주차 수요일이 아니라
'첫째/셋째 수요일'이라 써야 맞다. 1/3주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4주가 될 수도 있는 것.
더블 적립을 노릴 땐 달력을 유심히 보고 가는 걸 추천하겠다.

참고로 '다음'에서 만든 통합멤버십카드 '폼카드'를 가진 사람은 매월 3일, 메가박스 뿐 아니라
'씨너스'와 '프리머스'에서도 더블 적립이 가능하니 잘만 이용하면 포인트는 쑥쑥 올라간다.
(현재 폼카드는 발급이 중단된 상태. 재개 여부는 불투명)


이로써 2010년 메가박스 쿠폰북의 요모조모를 알아보았음.
새해에도 여전히 노예가 된 셈. 부지런히 다녀야 할 듯..;




 

덧글

  • 교리자 2010/01/27 17:50 #

    포스팅 된 글을 읽고, 문득 CGV 회원 등급이 어떻게 되었나 봤더니 일반회원으로 강등;; 됐네요. 우리 동네 CGV는 VIP가 되어도 전~혀~ 쓸모없었답니다. 유일하게 전용창구 쓰는게 좀 나아보였는데 그마저도 없었으니...

    남은 건 5만점이 약간 넘는, 그나마도 4월달이면 소멸될 포인트만 남았네요. 한참 홀릭할때의 폐해라능;; 아마 8편은 볼 수 있는 포인트인거 같은데... 다 쓸 수나 있나 모르겠어요.
  • 오리지날U 2010/01/28 12:34 #

    VIP라는 게 사실, 그냥 기분 좋으라고 씌워주는 감투 같은 거에요 ^^
    꼼꼼하게 따져보면 그리 큰 메리트가 없다능..
    (그래서 제가 원래 저런 거에 혹하지 않는데 이번엔 어쩌다가 그만..)

    포인트는 어서 관람권으로 교환하세요. 4월이라고 넋놓고 있다가는 깜빡할 수도..;;
    8장이라도 유효기간이 있으니 아마 다 쓰실 수 있을 겁니다.
  • eufamily 2010/01/28 03:30 #

    저도 받았다능 ~ ^^ 집에서 메가박스가 가까워서요.
    이미 쿠폰으로 8000점은 받았지요. 쿠폰 열심히 써 보아요~ 모드. ~ :-)
  • 오리지날U 2010/01/28 12:37 #

    어쩌다보니 노예 됐음ㅋㅋ 게다가 저 1000원 할인권은 조조, 심야 제외;; 어쩌라긔ㅋ
  • 쓰레기청소부 2010/01/29 15:06 #

    살면서 극장에서 본 영화란 '반달가면' 하나 뿐이라 이런 것을 받을 자격도 없네요. 일단 집 근처에 영화관이 있으면 편할텐데 말이죠
  • 오리지날U 2010/01/29 15:26 #

    저런 저런~ 딱 한 편 뿐이라니.. 저랑 언제 한 번 같이 가요 ^^

    확실히 근처에 있으면 편하고, 좋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