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거나 혹은 더 모르거나 -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독 : 홍상수
출연 : 김태우, 엄지원, 공형진, 정유미, 고현정




시작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끈질기게 펼쳐지는 오해와 억측의 파노라마.

일단 주인공 이름부터가 '구경남'이다. 구경남.
근데 만화적인 작명과는 다르게 내용은 매우 리얼하다는 게 관람 포인트.
세상 사람 누구나 결국은 구경꾼에 불과하면서 자신은 구경꾼이 아닌 줄 아는 현실을
사실적인 상황에 녹여낸 것은 홍상수의 센스라고 봐야 할까 아님 그 자체로 이미 '리얼'일까.
나는 그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별 4개를 주겠다.

(이건 여담. 특히나 까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는 이곳 이글루스도 결국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까대기나 하는] 구경남들의 집합소일 뿐이다.
사실, 이렇게 따지면 아예 깔 거리가 없어진다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말이다)


여기 나오는 등장 인물들은 누가 누구랄 것도 없이 다들 모른다. 속된 말로 '모르고들 자빠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마치 다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재밌는 건 그게 너무 자연스럽단 거다.
심지어는 앉아있는 관객들도 모른다. 왜냐면 생략되는 장면이 많거든.
그런데도 영화는 늬들 다 아는 것 아니냐면서 능청스럽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실제론 모르잖아? 감독도 건너뛴 장면에 대해선 전혀 부연설명이 없다.
우리는 단지 유추할 뿐,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그리고, 구경남의 행보는 제천에서 제주로 이어지는데 거기서도 역시 모름의 연속이다.
학생은 선생을, 선배는 후배를, 후배는 또 다시 선배를, 남자는 여자를, 누군가는 누군가를.
제 몸도 못가누는 주제에 누가 누구를 정의하고, 판단한단 말인가. 뭘 얼마나 안다고.

마지막에 이웃집 남자는 억울하고, 더럽다며 눈물을 흘린다.
웃긴다. 당사자는 의연한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가 누가 더 모르나'를 겨루는 리얼 병림픽 현장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간만의 수작.
이래서 홍상수를 안 좋아할 수가 없어요. 


















-덤-

홍상수 영화 출연진들이야 뭐 언제나 빵빵했지만 이번엔 진짜 빵빵하다.
공형진, 유준상, 하정우.. 와.. 나 무슨 오션스 패밀리 보는 줄 알았어;



-덤2-

김태우는 어찌 그리 한결 같을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다.
'판박이' 쪽으로는 '송강호'보다 한 수 위인 듯.



-덤3-

결론 - 깝치지 말긔♥



-덤4-

이건 지극히 내 생각인데..
이게 아마 홍상수 영화 중에서 가장 무난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 아닐까. 대중적으루다가.
아님 말구.




 

덧글

  • 애드맨 2009/05/23 02:39 #

    '판박이' 쪽으로는 '송강호'보다 한 수 위인 듯. ==> 동감입니다 ^^ㅋㅋ
  • 오리지날U 2009/05/23 03:35 #

    ㅎㅎㅎㅎㅎㅎㅎㅎ;
  • 2009/05/23 02: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리지날U 2009/05/23 03:35 #

    넵 ^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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